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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공부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 주식 폭락한 하루. 주린이일기

오늘 주식시장은 정말 무서웠다. 아침이 되자마자 주식 가격이 정말 순식간에 1900을 뚫고 내려와서는 

1800선까지 뚫어버렸다. 1800이 바닥일까, 아닐까 다시 반등할까 이런 예측을 내가 하는 것도 우습고

머리가 아파왔다. 더 사야하는가 손절해야하는가.

 

가장 골머리 아픈 건 이미 손절 타이밍은 놓쳐버린 녀석들이다. 이익도 계속 나고 있고 BM도 문제없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같이 하락하기 시작한 종목도 있고 정말 도무지 왜 떨어진건지 알 수 없는 종목들도 있다.

기업 펀더멘탈이 좋다고 생각해서, 나름 저점이라고 분석해서 들어갔는데도 더더더더 떨어졌다.  

 

결국 이유없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종목 몇몇의 비중을 조절하거나 손절했다.

대신 코스피가 반등하면 먼저 오를거 같은 놈들로 분산해서 갈아탔다.

평소에는 비싸서 못샀던 종목들까지 엄청나게 하락한 덕분이다. 

 

코스피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이 약 8년 5개월 만이라고 한다. 오늘 선물옵션 만기일이고 어제 미국 주식도 폭락했고

어느정도 하락은 예상했지만 그냥 폭삭 주저앉아버렸다. 일단 몇 종목을 갈아타면서 타격을 받긴했지만 현금을 쪼금 쥔 상태로 내일 주식시장을 대응할 생각이긴 한데 시장은 예측할 수 없다지만 존버를 하면 반등에 성공할 것인가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시장도 주변도 어지럽다. 이럴수록 손절에 빨라야 한다는 조언도 다시 되새겨 본다. 

 

시장을 공부하고 기업을 알아가는 일이 내게는 재미난 일이지만 나도 모르게 욕심을 냈었나 반성하게 된다. 

주가 실적 1-2년 땡겨서 계산한 것들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걸 왜 조급한 마음에 주식을 모아왔었나 반성도 하게 되고. 

시장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겸손해지게 된다. 

 

경제건 정치건 사회가 초연결사회로 변화함에 따라서 너무 작은 사건 하나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결과를 낳으며 시장에 휘둘렸던 시간들을 들여다 보았다.  미중무역전쟁, 일본 경제 보복, 이란 사태, 코로나19, 유가 하락, 고위험 부채의 위협 와 작년 하반기부터 계속된 악재들.외부 변수들이 너무 많고 스노우볼 효과로 결과의 원인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저 뉴스를 매일 접하고 주식이 떨어진 후에야 아 그래서 떨어졌구나 정도 이해하는 편인데 앞으로 이러한 외부적 변동성이 커진다면 과연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해야 되는 건가 고민이 된다. 올웨더 자산배분으로 일부 갈아탔어야 하는 후회도 남는다. 

 

시중에 돈은 흘러넘치고 물가는 오르고 변동성도 커졌다. 당분간은 시황을 듣고 판단해야 겠지만 내가 종목을 고를 때 선택의 본질이 무엇이었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날이다. 귀찮아서, 혹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 놓치고 있었던

안전마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주식이 앞으로도  반등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소외가 된다면 나는 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확실한 건 나는 전통적인 가치투자자는 아니라는 거다. 여유자금으로 투자가 가능이나 한가. 이렇게 폭락에 현금을 영끌하는 날이면 이제는 정말 여유자금이라는 모아둔 돈도 없고 오래 기다릴 자신도 없는 나의 부족한 자질을 느낀다. 그리고 손절만큼이나 매도도 폭을 정해놓고 일단 현금을 시켜야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너무 믿었다. 

 

내일은 심리적으로 휘둘리지 말자. 주린이는 무섭다. 흑. 다짐해본다.